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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써비달리기일지

2024년 4월 7일 (7KM / 146BPM)

드디어 봄이 왔다.

2주 전만 해도 앙상한 가지들이었고, 단단히 입고 나섰다.

1주일 전만 해도 큰 감흥은 없었다.

 

오늘 새삼 개나리와 벚꽃들이 

"까꿍"

이라며 알록달록 아름다움을 주었다.

 

오늘 목표는 일정한 속도로 8킬로 달려보는 것이었고,

꼭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은 "폼을 유지하는 것"이다.

 

아직도 

1. 아무 생각 없이 달리면

2. 3~4킬로가 넘어가면

3. 특히 6킬로 정도 넘어가면

무너진다.

 

당연히 편안하게 대충 뛰는 것도 물론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그리고 너무 폼에 신경 써도 안 되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장거리 선수로서 가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폼을 정착시켜야 한다.

 

아직은 거리를 너무 늘리는 것보다는 6~8 사이에서 아무 생각 없이 뛰어도 폼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가끔씩 심장 터뜨리는 질주를 하고 싶을 때만 예외.

 

오늘 5킬로 지점에서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

"파파파팟"

뒤에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늘 그렇듯 질주하는 젊은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어르신이었다.

못해도 족히 4분대 후반이나 5분대 초반을 뛰는 속도로 느껴졌는데,

몸매는 누가 봐도 장거리 주자 몸매.

폼 또한 내가 그리는 이상에 가까운 폼.

심지어 내가 그리는 미래의 나.

머리 대부분이 흰머리인 매력적인 어르신이었다.

스쳐가는 순간 얼굴을 제대로 본 것은 아니어서, 흰머리가 많은 동생이나 동년배도 생각할 수 있으나,

다시 순간을 생각해 봐도 못해도 나보다 20살은 많으신 분.

 

그분을 보고,

그리고 아직도 왼쪽 장경인대가 애매한 상태, 오른쪽 발바닥도 애매한 상태인 나를 돌아보았다.

10년 후에 보스턴에 갈 수 있을까?

20~30대에 달리기는 하지 않았지만 꽤나 다양한 운동을 했기에 아직은 몸에 쌓아둔 저축이 부채보다는 큰 상태.

이대로 계속 저축을 시도하면 향 후 10년간은 꾸준하게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기정사실.

다만 하고 싶은 것이 아직도 많다면 많은 것이 가장 큰 벽이다.

골프, 수영..

그리고 업무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

그렇다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안 할 수도 없다 => 이 부분이 가장 큰 불안요소.

 

보스턴은 막연한 꿈이긴 하니까, 달성이 되면 좋은 것이고 안돼도 그만이긴 하다.

다만 이것을 위해 단기 목표인 매일 10km를 뛰어도 문제가 없는 몸부터 차근차근 만들어보자.

 

 

 

오늘 지표에서 가장 짜증 나는 부분은 페이스와 케이던스.

쭉 일정한 속도로 달리려고 노력했는데 들쑥날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