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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써비달리기일지

2024년 8월 31일 달리기 (10KM/149BPM)

winter is coming.

해가 늦게 뜨는 영향일까.

오늘은 6시 40분쯤 집에서 나왔는데 기온은 섭씨 21도.

살짝 추웠다. (반바지 반팔)

 

덕분에 달리는 컨디션도 너무 좋았다. 도착 후 8시 확인 한 시간도 22도.

 

먼저 풍경을 적어보자면,

고 김광석 가수의 두 바퀴로 가는 자전거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이 노래는 앞뒤를 바꾼 언어유희가 있지만, 그 외에 이것저것 보이는 게 많았다.

 

평소 뛰는시간 보다 한 시간 정도 늦었고, 날씨가 너무 좋은 탓일까.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달리는 사람들.

탄천길이 터져나갈 듯 했다. (물론 저녁보단 적었지만)

새벽이라는 시간을 고려하면 세상 북적북적.

 

자전거 타시는 어르신이 화를 내셨고,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자전거 도로에서 달린다고 뭐라 하신 듯)

외발 자전거를 타시는 어르신이 계셨고, (딱 보기에도 무릎에 엄청난 무리가 갈 거 같은 움직임. 안쓰러웠다. 나도 늘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은 좋아하지만 몸이 망가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건강!)

달리기 크루들도 많이 스쳐지나갔다. (혼자 뛰는 사람 수만큼의 크루들이 있었다. 그리고 크루들은 대부분 속도가 좋았다.)

다행히 개새끼들은 별로 없었다. (개를 욕하는 것은 아니고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 중 기본이 안된 사람들을 부르는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오늘은 자전거 타시는 어르신께 내가 개새끼가 되긴 했지만 (미안하지만 이 정도는 봐주세요. 최대한 방해 안되려고 자전거 오면 피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여름 내내 인적도 드물고, 기온 탓에 힘든 달리기였는데, 

너무 즐거웠는지 글이 길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얘기를 해보자면,

오늘은 입을 닫고 코 호흡으로만 뛰어봤다.

기창이가 군대에서 배웠는데 코로 쉬는 것이 입으로 쉬는 것보다 효율이 좋다 라고 표현했다.

 

결론은 코 호흡의 효율 때문은 아니고,

"코로 쉬면 과호흡이 올 수 없기 때문"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을 검증하려면 어딘가 있는 논문을 찾아 보아야 한다.

 

첫 2킬로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크게 내쉬려고 노력했는데 이러다 보니 코로 쉬는 게 더 힘들었다.

2킬로가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아마도 워밍업이 끝나면서 몸은 알아서 돌고 (아마도 멈춰 있던 몸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second wind가 시작되는 시점도 1~2킬로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 슬슬 코로 숨 쉬는 것을 신경 쓰는 것도 힘들어지면서 호흡이 좋아졌다.

4~5킬로 지점에서는 오늘 코 호흡만으로 10킬로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아마 나도 모르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숨을 쉬고 있었던 것 같다.

수영으로 치면 내 숨 100% 중 30~40%만 사용하는 방식. 

폐 속에 늘 100%를 채워두고, 30~40%만 교체하다보면 수영은 편안하게 호흡이 가능해진다.

심지어 30~40%를 교체하는 시기도 늦추는 훈련을 하다보면 (물론 이때는 ㅋㅋㅋ 거의 80~90%를 교체하지만) 알게 되는 부분이다.

 

달리기도 역시 100%를 헐떡거리면 힘들고,

늘 최대숨을 사용하지 않고 남겨두면 편하다.

입+코를 병행 할때도 당연히 이렇게 뛰는데, 코로만 하니 더 편안하긴 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천천히 뛸 때 (오늘 평균 페이스는 6'44'') 가능한 것이고,

6분 대만 유지해도 아마 입으로 

후후

후후

후후

를 하지 않는 한 코로는 불가능하리라.

 

어쨌든 살짝의 불안감으로 4KM 지점에서 u턴한 후,

동네 근처에서 2킬로를 더 채워서 코로만 10킬로 완료!

 

일단 한번은 해보면 좋은 도전이었고,

천천히 뛸때 한 번씩 사용해야겠다.

 

주의점 : 더운 여름에는 미친 짓이다. 이때는 입 호흡 없이는 위험하다. (20대는 가능할 듯)